탈북 모자 숨진채 몇개월만에 발견..생활고 시달려 아사 추정
탈북 모자 숨진채 몇개월만에 발견..
생활고 시달려 아사 추정
지난달 31일 서울 봉천동의
한 임대아파트에서 탈북민 42살 한 모 씨와
여섯 살 난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.
수도료와 전기료가 수개월째 밀린
것을 이상하게 여긴 아파트 관리인이
경찰에 신고해 발견한 건데요.
발견 당시 시신은 이미 심하게 부패한
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.
경찰은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숨진 모자가
아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.
숨진 한 씨의 냉장고 안에는 고춧가루 외에
먹을거리가 전혀 없었고 발견된 시신도 굉장히
마른 상태였다고 합니다.
경찰은 정확한 사인은 부검 결과가 나와봐야
알겠지만, 외부 침입이나 극단적 선택의 흔적이
없고 한 씨 모자가 생활고를 겪었던 정황들을
토대로 아사 가능성에 무게를
두고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.
숨진 모자는 지난 2009년 탈북해
한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.
2009년부터 약 1년 동안 기초수급비를
받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.
이후 중국 교포를 만나 결혼한 한 씨는
경남 통영과 중국 등을 오가며 생활한
것으로 알려졌습니다.
올해 1월 남편과 이혼한 뒤, 극심한
생활고를 겪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한 씨가
이혼 뒤 숨지기 전까지 국가에서 지원받은
금액은 한 달에 10만 원의 양육 수당이 전부였습니다.
탈북민 협회를 통해 취재해 본 결과 한 씨
모자는 이웃들과 별다른 교류 없이
조용히 살아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.
기초 생활 수급자는 보통 본인이 신청하거나,
이웃들의 신고로 심사를 통해 자격이
주어지게 되는데요
지자체 관계자는 한 씨가 여러 곳을 옮겨
다니며 생활하고 이웃들과 교류가 적다 보니,
사례 발굴에서 빠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.
일각에서는 사회 안전망의 부재로 송파
세 모녀 사건과 유사한 비극이 또다시
반복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.